몰입하여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으려고 추천도서를 뒤적거리다 발견한 소설 『경우 없는 세계』 입니다.
책 표지에서부터 뭔가 묘하게 반항적이고 해학적인 느낌이 들어 짧게 찾아 읽은 글귀와 서평들에서 작가가 아주 덩치 좋은 남자일 것이라 상상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백온유 작가님의 사진과 이력을 보니 젊은 여성분이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나만의 반전요소가 충분해 더욱더 궁금했던 책이었습니다. 경우가 없는 세계라는 제목이 인물의 이름 경우를 이르는 것혹은 경우가 매너나 개념을 가리키는 말인지 이중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몇 페이지를 넘겨 읽자 마자 다음이 너무 궁금하고 주인공과 등장인물의 삶과 끝이 어찌되는지 너무나 궁금해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습니다.
『경우 없는 세계』는 독창적인 설정과 깊이 있는 주제로 2023년 발간된 책입니다. 가출청소년들 이야기를 주제로 다루고 있으며 실제로 가출 청소년들을 만나 인터뷰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소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경우 없는 세계』의 주요 줄거리, 작품의 특징, 리뷰, 그리고 작가의 의도를 써내려가 보겠습니다.
1. 『경우 없는 세계』 줄거리
『경우 없는 세계』의 주인공 인수는 우연히 일부러 자동차에 뛰어 들어 자해공갈을 하는 이호를 멀리서 지켜보게 됩니다. 이호가 가출 청소년이고 갈 곳이 없어 배회하며 방황하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 봅니다. 자신도 한때 가출 청소년으로 오랜 시간 방황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인수는 그런 이호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와서 돌봐줍니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이 가출했던 시기를 회상합니다. 인수의 아버지는 인수의 엄마에게 폭력을 일삼는 폭군아버지입니다. 인수를 늘 못마땅해 여기고 탐탁치 않아 하지요. 하루는 엄마가 웅크린채 아버지에게 맞고 있는 엄마를 발견하고 용기를 내어 아버지로부터 엄마를 지켜냅니다. 순간 자신이 엄마를 구해 낸 영웅이라도 된 것 처럼 으쓱대던 인수에게 엄마는 왜 그런 행동을 했냐며 나무라고 아버지 또한 인수를 더욱 세차게 몰아 세웁니다. 인수는 아버지의 폭력적인 행동에 못이겨 집을 나옵니다. 자신이 집을 나온 것은 가출이라 전혀 생각치 않고 단순히 아버지를 피해 밖에서 잠깐 은신을 하고 있는 거라 여깁니다. 그렇게 핸드폰을 꺼둔채 길에서 방황하다 길 위의 생활이 아버지지와의 갈등보다 더 힘듦은 느낍니다. 일주일만에 휴대전화를 켠 인수는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돌아 갈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가출 청소년 성현과 함께 길 위의 생활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지요. 길 위의 방황에서 한번 더 가출청소년을 만납니다. 바로 책 제목에 거론되는 이름 경우말이죠. 도둑질을 일삼고 다소 폭력적이고 껄렁한 성현과는 다르게 경우는 정말 바르고 사랑을 많이 자란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할 것 없는 환경에서 자란 자신도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보육원에서 자라며 어찌 저리 사랑받은 티가 날까 의심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경우와 성현 그리고 갈 곳없는 가출청소년들이 드나드는 '우리집'에 모여들어 함께 지내게 됩니다. 나쁜 일이지만 그것이 범죄인지도 모르고 아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도둑질, 조건만남, 자해공갈 등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경우는 언제나 경우 바르게 행동하고 정직하게 돈을 벌며 모두에게 인정받습니다. 그런 인수는 인수는 이런 생활이 염증이 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점점 가출의 후회와 가족의 그리움을 느끼며 나약해집니다. 그리고 어느 날 찾아온 'A'가 '우리집'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그 일을 해결하면서 아이들은 각자 다 흩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차갑고 외로운 시간들을 길 위에서 보낸 인수는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홀로 살아가다 이호를 만나게 되고 이호를 보며 자신 과거 모습을 투영하며 이호에게 의지도 하고 보호도 하는 삶을 살아 가고 싶어집니다. 자신은 보호받아 본적이 없어 알지 못하는 그런 삶을 말이죠.
2. 『경우 없는 세계』 -내가 느낀점
- 가출청소년들에 대한 편견: 가출 청소년이 범죄에 노출된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아온 그들의 삶을 혐호하고 두려워하며 그들은 마치 그렇게 살게 조작되었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나약한 인간이고 더욱이 보호받아야 할 대상, 그리고 보호와 관심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몰입감 있는 전개와 감정이입 요소 : 인수의 시점에서 인수의 과거와 현재가 넘나들며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읽는 내내 '그래서 어떻게 되는지', '경우는 결국 어떤 인물인지.', ' 인수는 부모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단숨에 읽어 낸 이야기입니다. 인수의 시점에서 바라본 부모의 행동과 태도 그 모든 것이 단순히 인수의 오해라는 반전이 나오길 기대하며 읽어 내려갔습니다.
- 어려운 일을 대처하는 우리의 솔직한 태도 : 온 몸이 상처 투성이로 제대로 서 있지도 말도 하기 힘든 상태로 '우리집'에 들어온 'A'를 아이들은 오히려 더욱 차가운 시선으로 모른 체 합니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나의 고민을 털어 놓은 적이 있습니다.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말했습니다. 자신의 고통에 비해선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자신이 더 힘들었던 경험담을 마치 영웅담처럼 늘어 놓았죠. 자신도 나 정도는 아파봤고, 나 정도 떨어봤으니 나의 말에 무감했던 것이었을까 싶어졌습니다. 누군가의 고통앞에 철저히 냉정한 이기심이 엿보였습니다.
우리 역시도 그 정도는 맞아봤고 그 정도는 굶어봤으니까, 그 정도는 떨어봤으니까,
차에 치였다는 말에도 무감했던 것일까.
불가사의할 정도로 고요했던 밤을 나는 계속 떠올리게 되었다. -p467
- 아이들을 차가운 길 위로 몰아 세운 어른들에 대한 분노 : 청소년 시기의 자녀를 둔 부모로서 아이들을 집 밖으로 내몰아 낸 어른들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아이들과의 소통의 부재, 일방적인 소통이 한 아이들의 인생을 이렇게 흔들어 놓는 데도 변하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답답함을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악용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인간의 비열함이 느껴졌습니다.
성연이 받고 있는 정도의 사랑과 정성을 받았다면
난 절대로 어긋나지 않았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내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마음을 얻어내려
저렇게 노력했다면, 저렇게 회유했다면,
두말없이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p357
3. 작가의 의도 - 『경우 없는 세계』가 전하는 메시지
작가는 지하의 낡디 낡은 집, 쓰레기로 가득차고 무질서한 집을 '우리집'이라고 표현하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아이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우리집 이어서 더욱 대조적으로 전달됩니다.
-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아이는 없다 : 인간이 경험하는 대부분의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사랑', 그 사랑을 그리워 하는 마음의 병이 원망과 분노로 표출됩니다.
- 사람은 누군가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대상 : 주인공은 보호도 관심도 받아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호를 만나면서 자신이 지나온 길을 똑같이 걸을까 염려를 하고 보호하고 싶어집니다. 낯선 이호가 같은 집에서 숨쉬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을 괴롭혔던 망상도 사라지고, 얼음장 같던 몸도 회복되었습니다.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는 아침이 얼마나 상쾌하고 편안한지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터라 매일이 새로웠다. 내 삶이 정상 궤도로 올라올수록 나는 이호에게 간서하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호를 걱정하는 마음보다 이호의 비행으로 인해, 이호의 가출로 인해 다시 내 삶이 이전으로 돌아가게 될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더 컸다. -p211
- 독자에게 해석의 자유를 제공하는 열린 결말: 내가 바라는 대로 이야기의 결말을 풀어내진 않았지만 주인공이 다른 인물과 새롭게 시작하며 소설을 마무리를 짓는다. 그 새로운 시작이 결국 언젠가 내가 바라는 모두의 행복으로 가는 열쇠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며 책을 마무리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