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가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을 살지 않은 건 아닐까?
고전 소설이라 하면 무작정 어렵다고만 생각해서 잘 들여다 보지 않았었다. 얼마 전 읽은 고명환 작가의 <고전이 답했다>에서 작가 본인이 깊은 울림이 있었다 해서 나도 읽어 보았다. 140년 전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예나지금이나 '사람이 사는 모습과 고뇌는 똑같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것이 고전이 가진 힘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톨스토이의 중편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한 평범한 관리인의 생애와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현실적인 삶을 살아온 주인공이 죽음 앞에서 절망하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이 글에서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의 줄거리, 명장면, 그리고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리뷰해본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줄거리 요약
소설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듣는 동료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법관으로 일하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부고 소식을 전해 들은 동료들은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기보다는 자신의 승진 가능, 자신의 자리를 얘기한다. 이반 일리치가 생전에 그들에게는 좋은 동료이자 친구였음에도 말이다. 이 장면은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죽음이 타인에게는 단순한 사건일 뿐임을 암시한다.
이반 일리치는 어린 시절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으며, 성실하게 공부하여 법조계에서 성공했다. 그러나 결혼 후 아내와 자녀가 생기면서 아내와 자녀는 귀찮은 존재라는 여긴다. 그러면서 점점 가족보다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점점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삶을 살아가며 가족과의 관계도 소원해진다.
어느 날, 그는 집을 꾸미는 과정에서 사소한 사고를 당한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차 몸이 아프기 시작하고 고통이 심해진다. 병원을 찾아가지만 의사들은 병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며, 가족들 역시 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반 일리치는 점점 악화되는 병세 속에서 죽음의 공포와 마주한다. 그는 자신이 죽어가는 현실을 부정하려 하지만, 고통은 더욱 심해질 뿐이다. 가족과 의사들은 그를 위하는 척하지만, 결국 그의 고통을 진정으로 공감하지 않는다. 오직 하인 게라심만이 그에게 진정한 연민을 보이며 돕는다.
마지막 순간, 그는 자신의 삶이 허영과 가식으로 가득 차 있었음을 깨닫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본다. 그는 죽음을 받아들이며 고통에서 벗어나 평온한 상태로 생을 마감한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속 명장면
"그는 빛을 보았다." - 깨달음의 순간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반 일리치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돌연한 깨달음을 경험한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껏 잘못 살아왔음을 후회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빛"을 보았다고 표현된다. 이는 단순한 죽음의 순간이 아니라, 내면의 변화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하인 게라심과 이반 일리치의 대비
이반 일리치가 병으로 고통받을 때, 그의 하인 게라심만이 진심으로 그를 돌봐준다. 게라심은 힘들어하는 이반 일리치를 위해 다리 밑을 받쳐주고, 그의 고통을 덜어주려 애쓴다. 가족과 친구들이 형식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게라심은 진정한 연민을 보인다. 이를 통해 톨스토이는 지위나 학식이 아닌, 인간 본연의 따뜻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동료들의 냉담한 반응 - 인간 사회의 위선
소설 초반부, 동료 법관들은 이반 일리치의 부고를 듣고 형식적인 애도를 표하지만, 속으로는 그의 죽음이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계산한다. 이 장면은 인간 사회의 냉정함과 위선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비판으로 다가온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와 현대적 의미
삶과 죽음의 의미
이반 일리치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았지만, 죽음을 앞두고 자신이 진정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음을 깨닫는다. 이는 현대인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우리는 성공과 물질적 풍요를 좇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요즘 부쩍 나 역시도 돈을 좇으며 열심히 살았으나 내가 바란 돈은 없고 보람도 없다 싶은 순간이 많았다. 잠시 이반 일리치의 삶을 들여다 보며 위안을 삼고 싶어진다.
인간관계의 본질
이반 일리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위로를 받지 못하고, 하인 게라심에게서만 진정한 배려를 받는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지위나 형식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회적 위선과 인간의 이기심
소설 속 인물들은 겉으로는 애도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이익만을 계산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얼마나 더 자신의 안위만을 챙길까. 이는 인간 사회의 위선과 냉정함을 비판하며, 우리가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함을 전달해 주고 있다.
가까운 지인의 죽음 자체는 늘 그렇듯 부고를 접한 모두에게
내가 아니라 그가 죽었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의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p17
나 역시도 타인의 고통을 전해들 때 진심으로 위로하고 같이 아파하기보다는 그런 이야기가 더욱 내게 위로가 되고는 한다. 그런 나를 발견할 때마다 나에게 잔인하다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결론: 삶을 돌아보게 하는 명작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이반 일리치가 죽음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듯, 우리는 이 작품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다. 삶의 의미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 작품을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