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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여전히 우리 이야기일까?

by memo1867 2025. 3. 9.

82년생 김지영 책 표지 이미지
<82년 김지영> 조남주 장편소설

2016년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현실을 가감 없이 담아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 개인의 성장과 일상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성차별 문제를 조명한 이 소설은 수많은 공감을 얻었지만, 동시에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2025년이 된 지금, 우리는 김지영의 이야기를 과거의 것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아니면 여전히 우리 사회 한편에서 반복되고 있는 이야기일까? 우리는 김지영을 다시 읽어야 할까?

1. 김지영의 삶은 특별하지 않기에 더욱 특별하다

김지영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그녀는 유년 시절에는 오빠에게 양보를 강요받고, 학창 시절에는 남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는 것을 경험한다. 사회에 나와서는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임금이 낮고, 결혼 후에는 육아와 가사 노동을 떠맡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김지영의 이야기가 특별한 점은 바로 ‘너무나도 익숙한 이야기’라는 데 있다. 특별한 사건 없이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너무 자주 보아왔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세대에서, 친구들의 삶에서, 그리고 어쩌면 바로 내 이야기에서. 이처럼 보편적이면서도 강렬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힘이다.

그러나 2025년의 현실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육아휴직 제도가 확대되고, 직장 내 성차별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 동시에 경력 단절을 경험하고 있다. ‘맘충’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자리에는 ‘경단녀’라는 또 다른 낙인이 찍혔고, ‘여성도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지만, 정작 사회는 그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을까? 김지영의 삶이 더 이상 재현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2. 세계가 본 『82년생 김지영』 –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

이 소설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일본, 중국, 프랑스, 영국 등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특히 일본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되며 젠더 문제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촉진했다. 일본 독자들은 “이 이야기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현실”이라며 깊이 공감했고, 프랑스에서는 "조용한 분노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모든 나라에서 긍정적인 반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 보수적인 문화권에서는 ‘급진적인 페미니즘 서적’으로 규정하며 거부감을 나타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너무 평범한 이야기라 문학적으로 특별할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바로 이 ‘평범함’이야말로 이 소설이 지닌 가장 강력한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세계가 이 책을 주목한 이유는 간단하다. 김지영이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여성들의 보편적인 모습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한국 사회는 이 책이 던진 질문에 얼마나 답하고 있을까?

3. 김지영 이후,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82년생 김지영』이 출간된 이후, 한국 사회는 분명 변화해왔다. 과거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성차별적 관행들이 문제로 지적되었고,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변화가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었다. 젠더 이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동시에 젠더 갈등도 심화되었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서 있고, 성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정치적 행위로 해석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또한, 직장과 가정에서 여전히 선택을 강요받는 여성들은 많다. 워킹맘이 되어도, 전업주부가 되어도, ‘좋은 엄마’라는 사회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압박은 여전하다. 성별을 이유로 배제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나의 경우만해도 성장하면서 성별에 맞는 행동과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학습했다. 아니 강요를 당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김지영 이후 얼마나 변했을까? 정말로 달라진 것일까, 아니면 조금 더 교묘한 방식으로 같은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을까?

4. 우리가 김지영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

『82년생 김지영』은 단순한 한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한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며,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김지영을 다시 읽어야 한다.

김지영이 던진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여자라서’ 겪는 부당함을 경험하고 있으며, 여전히 여성의 선택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변화는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김지영과 같은 이야기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결론

『82년생 김지영』은 더 이상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출간 이후 8년이 흐른 지금도, 이 소설이 던지는 질문은 유효하다. 우리는 얼마나 변했을까?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변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이 소설을 다시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김지영’의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더 나은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여전히 우리 이야기일까? 이 질문의 답은 이제 우리에게 달려 있다.